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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이 병만은 피하자] (4) 과음의 종착역 '간암'

녹색열매 2010. 6. 1. 05:59

[40·50 이 병만은 피하자] (4) 과음의 종착역 '간암'

한국일보 | 입력 2009.10.28 22:15

 




간암, 증상 느껴질 땐 늦으리… 3~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B형 간염 보유자인 심모(49ㆍ회사원)씨는 두 달 전부터 오른쪽 윗배가 계속 아파 병원을 찾았다.

심씨는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았지만 매번 '괜찮다'는 소리를 들어 최근 몇 년 간 진료를 중단했던 터였다. 혈액검사에서는 간 기능이 정상으로 나타났지만 간암의 혈청표지자 검사의 하나인 알파태아단백질은 상당히 늘어났고,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간 오른쪽에 큰 종괴(혹)가 발견됐다.

↑ 고광철 교수

↑ 한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에서 간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폐에도 전이돼 결절이 여럿이 있었다. 결국 간암 4기라는 진단이 나와 표적치료를 받게 됐다. 고광철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 교수에게서 간암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Q _간암은 어떤 병인가.

A "간암, 정확히 말해 간세포암종은 간을 이루는 간세포에서 생긴 악성종양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상당수가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간암 발생률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아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많이 생기고, 미국 북유럽서는 적게 발생한다. 한국의 간암 환자 발생 수는 세계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남자는 연 28명, 여자는 8명 정도다. 특히 중ㆍ장년기(40~64세) 발생률은 남자 75명, 여자 1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Q _간암은 어떤 사람이 잘 걸리나.

A "B형 간염은 한국 간암 환자의 60~70%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C형 간염 환자와 간경변증(간경화) 환자도 간암이 생길 위험이 높다. 이밖에 알코올 등 여러 원인에 의한 간질환 환자와 가족 중 간암이 있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Q _간암에 걸리면 오래 살지 못한다는데….

A "간암의 진행 정도와 행태, 간기능 상태에 따라 다르다. 실제로 한국의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남자 33명, 여자 10명 정도다. 암 사망 원인 가운데 위암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40, 50대에서는 간암 사망률이 오히려 위암보다 높아 암 사망률 가운데 1위다."

Q _간암이 생겨도 증상이 전혀 없나.

A "그렇다. 상당수 간암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어도 기존 간경변증이나 만성 간염 환자가 간암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아 간암 증상이 기존 질환 증상과 혼동되기 때문에 잘 모른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위쪽이 아프고 혹이 만져지는 것이다. 기존 간질환이 갑자기 악화하거나 피로, 쇠약감, 체중 감소 등이 있을 수 있다.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돼 있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Q _어떻게 진단하나.

A "CT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혈관 촬영 등 영상검사로 만성 간질환 환자를 찍었을 때 간 종괴가 보이고 혈액검사에서 알파피토프로테인단백질이 늘어났으면 간암으로 진단한다. 영상검사와 혈액검사로 진단이 불확실하면 조직검사를 통해 간암을 확진한다."

Q _치료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A "간에만 암이 있으면 암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근치치료)과 암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비근치치료)을 쓴다. 근치치료로는 수술로 암덩어리를 잘라내는 방법(수술적 절제술)과 암에 침을 찔러 알코올을 직접 넣거나(알코올주입술) 고주파를 흘려 암을 응고하는 방법(고주파열 치료)이 있다.

비근치치료에는 암을 먹여 살리는 동맥을 찾아 들어가 항암제를 주입하고 혈관을 막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이 있다. 이 3가지 방법이 가장 널리 쓰이는 '주류 치료법'이다. 어떤 치료법을 적용할지는 암 크기와 위치, 간의 기능 등에 따라 다르다.

이밖에 방사선치료 사이버나이프 고주파초음파치료(HIFU) 양성자치료 등도 이용되지만 널리 쓰이지 않는다. HIFU는 초음파 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할 때 생기는 65~100도 고열을 이용해 암세포를 태워 없애는 3세대 암치료 장비다. 몸에 칼을 대거나 전신 마취를 할 필요가 없고, 치료가 간편하며, 합병증이나 시술 후에도 후유증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간암 치료, 수술이 불가능하고 통증이 심한 췌장암, 미혼 여성이 외과 수술을 꺼리는 자궁근종에 특히 효과적이다. 치료에 1시간 정도 걸린다. 이밖에 암이 다른 장기로 퍼졌으면 표적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Q _간암 예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

A "간암이 생길 위험이 높은 집단에 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인 B형 간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간염 항체가 없는 사람은 B형 간염 백신을 맞아야 한다. 특히 신생아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간염을 예방하려면 다른 사람과 칫솔 면도기 손톱깎이 등을 같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과음을 삼가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도 좋다. 일단 만성 간질환 환자로 판명되면 간암 발생을 촉진하는 술과 담배를 피하고 몸무게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간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초음파와 혈액검사(알파피토프로테인단백질)를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간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는데 증상이 생긴 뒤 발견하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

Q _어떤 사람이 간암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나.

A "만성 B형 간염 환자와 보유자, 만성 C형 간염 환자, 간경변증 환자, 기타 다른 원인에 의한 만성 간질환자, 간암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Q _삼성서울병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나.

A "간암을 치료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래서 삼성암센터에서는 간질환 전문 소화기내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의학과 종양내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교수진이 팀을 이뤄 매주 상의를 해 가며 환자별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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