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남여 건강종합

[40·50 이 병만은 피하자] (3) 조기 검사로 막을 수 있는 '위암'

녹색열매 2010. 6. 1. 05:55

[40·50 이 병만은 피하자] (3) 조기 검사로 막을 수 있는 '위암'

한국일보 | 입력 2009.10.21 22:57 | 수정 2009.10.22 08:29

 




위암 조기 발견하면 94% 이상 완치
40세 이후엔 2년에 한 번 검사해야

개인사업을 하는 박모(45)씨는 몇 달 전부터 밥을 먹은 뒤 소화가 잘 안되고 체중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바쁜 탓이려니 생각했는데 위내시경을 통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부위에서 궤양이 발견돼 조직 검사를 실시한 결과, 위암 진단이 나왔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수술만 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주위의 얘기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병원에 입원했지만 박씨 주치의는 암이 복막과 간 등에 전이돼 수술은 불가능하고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김재준 교수

↑ 김재준(오른쪽)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 교수가 위내시경으로 위암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위암은 최근 발생 빈도가 점차 줄고 있지만 아직도 국내 암 발생률 1위며,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도 종종 진단된다. 위암 항암치료 전문가인 김재준 삼성암센터 위암센터 교수에게 위암에 대해 알아본다.

_위암 원인은 무엇이고, 예방은 불가능한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아직 위암의 원인에 대해 밝혀진 것은 거의 없다. 가족력이 일부원인이라는 얘기도 있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태운 음식, 흡연,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라는 전문가도 있다. 따라서 이런 생활양식과 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뚜렷한 원인이 없고, 초기에는 증상도 나타나지 않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_위암의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은지.

"조기 위암의 대부분과 진행성 위암의 상당수가 진단 당시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박씨처럼 위암 환자의 대부분은 증상이 없거나 뚜렷하지 않으므로 위장약을 복용하면서 병이 나빠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최선책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미리 정기 검사를 받는 것이다. 국내에서 위암 사망률이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줄고 있는 것은 조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율이 높아진 탓으로 여겨지고 있다.

남녀 모두 40세 이후에는 최소 2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이나 상부위장관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

_조기에 발견하면 위암은 완치할 수 있나.

"조기 위암 (병기 Ia)의 경우 수술만해도 95% 이상 완치된다. 내시경이나 복강경으로 위 점막에 있는 암을 도려내는 치료법이 쓰이고 있다. 2기 이상이라면 수술 후에 항암 치료(항암제 투여 혹은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받게 된다.

이 같은 다각적 방법을 통해 위암 완치율과 생존율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따라서 진단 당시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어도 희망을 잃지 말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열심히 치료받을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3기 위암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50%가 넘는다."

_암은 칼을 대면 더 빨리 퍼진다던데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

"예전에는 위암은 수술을 받으면 더 빨리 퍼진다는 소문 때문에 수술로 충분히 완치할 수 있는 환자도 거부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수술법이 발달해 수술은 확실한 위암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전체의 5년 생존율은 60% 이상으로 매우 높다. 또한 조기 진단해 수술하면 대부분 완치할 수 있으니 수술을 기피하고 기도원이나 대체 요법 등에 매달리며 암을 더 악화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겠다."

_젊을수록 위암은 더 빨리 자라고 예후가 나쁜가.

"젊은이가 위암으로 진단됐을 때 치료 성적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젊은이의 경우 초기 증상을 무심코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위암으로 진단되는 시점이 이미 병이 많이 악화된 이후일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젊은이의 위암이 노인보다 진단 시나 치료 시작 때 진행성 병기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_최근 각광받는 표적치료항암제는 위암에 얼마나 효과적인가.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는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모두 공격해 부작용을 수반했다. 하지만 최근 정상 세포에는 없거나 매우 적지만 암세포에는 존재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됐다.

이미 두경부암 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신장암 등에는 얼비툭스 아바스틴 허셉틴 이레사 타세바 수텐 넥사바 등의 표적치료제가 쓰이고 있지만 위암은 아직 그 효과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유방암 등에서 HER2라는 표적을 공격하는 허셉틴이 HER2가 발현된 위암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생존율이 크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른 약들도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활발히 연구 중이어서 몇 년 안에 위암에서도 이런 표적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_위암 환자를 삼성서울병원은 어떻게 치료하나.

"삼성암센터에서는 소화기내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등의 교수진과 전문의로 구성된 위암팀의 다학제적 협진을 통해 위암 환자에 대한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먼저 진단과 병기가 결정되면 이에 따라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의 수단을 가급적 모두 고려해 치료한다. 수술할 수 있어도 조기 위암이 아니라면 수술 전후에 항암 치료를 함께 시도하기도 한다.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병기인 경우 항암 치료가 우선이나 현재 삼성암센터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신약 임상시험에의 참여를 환자에게 권유하기도 한다. 또한 위암 환자의 경우 초진 진료 시 당일 진료ㆍ검사를 진행해 진료 시간을 크게 앞당겨 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