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유모어 엽기

엄마의 건망증

녹색열매 2020. 6. 25. 23:31

엄마의 건망증

 


1.전화 받다

 

엄마가 태워먹은 수많은 냄비들 ...
또 전화가 온다.


엄마는 실컷 수다를 떤다 ...
그 순간 아차차 ...
"얘, 잠깐만 기다려,
가스불 끄고 올게."


엄마는 자신의 영민함에 뿌듯해 하며
가스불을 끈다.
그리고 나서 아까하던 김장
30포기를 마저 한다.

 


엄마는 그렇게 또 한 명의 친구를
간단히 잃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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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선생님 면담 때문에 나선 엄마


근데 왜 동생 학교는 찾아가고 난리람 ...
들고온 촌지는
동생 선생님에게 뺏기고, 겨우 찾아온 우리학교 ...
근데 왜 엄마는


2학년 3반을 찾고 난리람 ...
난 3학년 3반인데 말이다.
그날 결국 담임을 못 만난 엄마 왈 ...


"너, 엄마 몰래 언제 전학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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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은행에 간 엄마


오늘은 거의 완벽하다.


통장과 도장도 가지고 왔고, 공과금
고지서도 가지고 왔다.
이젠 누나에게 송금만 하면 오래간만에
정말 아무 일 없이(?)
은행에서 볼 일을 마치게 된다.


은행원 앞에서 자랑스러운 얼굴로
서 있는 엄마 ...


은행원도 놀라는 듯한
얼굴이었다.


"송금 하시게요? 잘 쓰셨네요. 아! 전화번호를
안 쓰셨네요.

집 전화번호를 써야죠"


엄마는 그날 결국 송금을 못하고 말았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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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창부수인지 아버지도 만만찮다


출근하느라 정신 없는 아버지 ...
서류 가방 들랴, 차 키 챙기랴 ...
머리 염색약 뿌리랴 ...
한바탕 전쟁을 치룬 뒤 무사히
출근에 성공한다.


한참을 운전하던 아버지 ...

뭔가를 빠뜨린 것 같아 핸드폰을 꺼내
집으로 전화를 한다.
근데 이상하게 통화가 안된다.


아버지는 욕을 해대며 다시 걸어 보지만
여전히 통화가 되질 않는다.


그날 엄마와 난


하루종일 없어진 TV리모콘을
찾아 헤매야 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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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간만에 동창회에 나서는 엄마


화려하게
차려 입느라 난리다.


저번에 동창생들의 휘황찬란한
옷차림에 기가 죽은 기억때문에 ...


엄마는 반지 하나에도 신경을 쓴다.
반지 하나 고르는데 2시간 걸렸다..


엄마 반지는
딱 2개 뿐인데 ...ㅋㅋ

모든 걸 완벽하게 치장한 엄마.
이번엔 정말 엄마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모든 동창들의
시샘의 눈길에 뿌듯해하는 엄마


엄마는 우아하게 인사를 한다.


"얘드아!(얘들아) 오데간마니다.(오래간만이다)"
다른 치장에 너무나 신경을 쓴 나머지...


엄마는 틀니를 깜빡 잊었다.
그후로 엄마는 동창들과
연락을 끊고 산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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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엄마가 오래간만에 미장원에 갔다


주인이 반긴다.


"정말 오래간만이네.

그동안 안녕 하셨어요."


"네, 덕분에, 오늘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머리손질 좀 빨리 해주시겠어요?


시간이 없으니까,
30분 안에는 완성해 주세요"


"30분 안에요? 네, 알겠어요"
한참 손질하던 주인 왈 ...


"이왕 오신거 머리를 마는게 어때요?
훨씬 보기 좋을텐데."


훨씬 보기 좋다는 소리에 솔깃한 엄마
그럼 어디 간만에 파마나 해볼까."


그렇게 엄마는 머리를 말았다.
꼭 3시간 걸렸다.


머리를 만 채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온 엄마 ...


집안의 공기가 썰렁했다.


그후 엄마는 누나의 결혼식을
비디오로 봐야 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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