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들의 출입은 그치지 않았다.
수도사는 매춘부의 집으로 사내들이 들어갈 때마다 뜰에 돌을 하나씩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날이 감에 따라 돌무더기가 커갔다.
하루는 수도사가 매춘부한테 돌무더기를 가리키며 질책했다.
"여인아, 이 돌무더기가 보이느냐?
이 돌 하나하나는 내가 상대한 건달들의 숫자이다.
천벌을 받을지고!"
매춘부는 두려움에 떨며 돌아갔다.
그녀는 그의 찬방에 꿇어 엎드려 울면서 참회를 했다.
"신이여!
어서 이 비참한 생활에서 이 몸을 벗어나게 하소서."
그 날 밤 죽음의 천사가 이 골목에 찾아왔다.
수도사를 데려갔고 매춘부도 데려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매춘부는 천당으로 인도되고 수도사는 지옥으로 끌고 가지 않는가.
매춘부가 천당으로
가는 것을 본 수도사의 눈에 불이 일었다.
어떻게 신의 심판이 이렇단 말인가.
나는 일생동안 금욕과 절제 속에서 신을 경배하며 살았다.
그런 나는 지옥으로 가게 되고 일생동안 간음죄만 지은 저 여인은 하늘나라로 가게 되다니 말이 되는가?" 신의 사자가 대답했다.
"수도사여! 신의 심판은 공명정대한 것이다.
너는 평생 수도사라는 자만심과 명예만을 지키며 살았다.
신의 이름으로 죄만 가릴 줄 알았지 사랑은 베풀 줄 몰랐다.
그러나 보라! 저 여인은 몸으로는 비록 죄를 지었지만 마음으로는 진정한 기도를 했다.
가난한 이웃과 끼니를 나눠먹고 의로운 자의 편을 들기도 한 적도 있으니 얼마나 갸륵한가."
신의 사자는 수도사에게 지상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을 보여주었다.
수도사의 장례차는 온통 꽃으로 꾸며져 있었고 수도 없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매춘부의 시신은 헌 누더기로 싸여 있었다.꽃 한 송이 없었고 찾는 사람 하나 없었다.
신의 사자는 말했다. "잘 알아두어라. 지상의 대접이 하늘의 대접과는 다르다는 것을.
신은 인간의 순수를 본다. 매춘부보다도 더 더러운 것은
종교의 매춘,
지식의 매춘,
권력의 매춘이다." 모셔온 글